2024. 2. 19. 23:19ㆍ뚜잉이의 축구 주저리
1.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요르단전 선발 명단 및 평점
카타르 아시안컵 첫 경기, 바레인전을 3 대 1 승리로 장식하고 한국 시각 1월 20일 오후 8시 30분에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요르단전이 펼쳐졌습니다. 훈련 중 주전 골키퍼 김승규 선수가 십자인대 파열로 대회에서 하차하게 되어 조현우 골키퍼가 선발 명단에 들어온 것을 제외하고, 우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1차전 라인업 그대로 출전하였습니다. 결과는 아쉽게도 2 대 2 무승부를 기록하였습니다. 풋몹 기준 최고 평점은 손흥민 선수가 기록하였습니다. 1차전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서 이번 요르단전에서는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서 멋진 파넨카킥으로 득점 성공하였고, 기회 창출도 3회를 만들어냈습니다. 황인범 선수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2차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며 손흥민 선수 뒤를 이어 8.2점의 고 평점을 받았습니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박용우, 이기제 선수는 이번 요르단전에서도 부진하며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박용우 선수는 전반 37분에 자책골을 넣으며 경기 최저 평점을 기록하였습니다.
2.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전 전반전 리뷰
클린스만 감독은 바레인전과 동일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전반 시작 후 9분 만에 손흥민 선수가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냈고, 파넨카킥으로 득점 성공시키며 클래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빠른 득점을 가져가며 수월하게 경기를 끌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경기 양상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요르단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조직적이고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대한민국을 괴롭혔습니다. 특히 상대 공격진 중 알 나이마트와 알 타마리는 우리의 화려한 공격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전반 37분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용우의 자책골, 전반 종료 직전 3분을 버티지 못하고 알 나이마트에게 중거리 슛으로 역전을 당하게 됩니다. 1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이강인도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이중, 삼중 수비에 막혀버렸습니다. 더구나 수비진에서의 호러쇼 등으로 어려운 전반전을 펼쳤습니다.
3.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전 후반전 리뷰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용우와 이기제를 김태환과 홍현석으로 교체했습니다. 문제가 됐던 선수들을 빠르게 교체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애초에 1차전에서도 좋지 못했던 선수를 그대로 선발 기용한 것은 지적할 부분입니다. 1차전에 이어서 2차전도 교체 타이밍 자체는 좋았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교체는 계속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1점 차로 리드를 뺏긴 대한민국은 점유율을 높이며 후반전을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중동 팀들을 상대로 지고 있을 때 나오는 침대 축구가 여지없이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파상 공세를 이어가던 우리 대한민국은 후반 추가시간 1분에 요르단의 자책골로 경기 막바지에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우측에서 김태환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받아 전력 질주로 드리블하여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가 달려들어가며 헤딩을 했지만 아쉽게 빗나갔습니다. 그러나 손흥민이 흘러나온 볼을 반대편 페널티 박스 쪽에서 잡았고, 중앙에 있던 황인범에게 패스 후 황인범이 골문을 향해 슛했습니다. 요르단 수비수는 이를 막으려다가 자책골을 넣게 됐고, 대한민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에 지연되는 시간이 워낙 길었기에 11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지만, 결국 역전 골을 넣지 못한 채 2 대 2 무승부를 거두었습니다.
4. 요르단전 총평
점유율 66 대 34, 슈팅 숫자 16 대 7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으나, 결정력의 문제를 보이며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를 내었습니다. 후반전에 상대가 내려앉으며 침대 축구를 하는 통에 밀집 수비를 뚫어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경기였습니다. 돌파 능력이 뛰어난 황희찬의 부상이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는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러한 경기력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꾸준히 문제 제기되어 온 전술의 부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결과는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안컵 이전의 평가전부터 경기를 살펴보면 클린스만이 하고자 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수 인터뷰들만 들어봐도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선수 퀄리티에 기대어 '해줘 축구'라는 것입니다. 당장 직전 대표팀 감독이었던 벤투가 맡았을 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어떤 축구를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며 중원 싸움을 적극적으로 가져가는 축구를 했습니다. 물론, 4년간의 담금질을 통해 얻어낸 월드컵 16강이라는 성과였지만, 부임 초기부터 인터뷰로도 분명히 자신의 철학에 대해서 밝혀왔고 결과로 증명해 냈습니다. 1승 1무로 조별 예선은 분명 통과하겠지만, 전술적인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1년 만에 어떻게 팀이 180도 달라질 수가 있는지, '축구는 감독 놀음이다'라는 말이 더욱 체감되는 시점입니다. 세계적인 강팀과 50 대 50으로 조직적으로 맞서 싸우던 강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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