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0. 22:09ㆍ뚜잉이의 축구 주저리
1.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 명단 및 평점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기억을 안겨주었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맞대결을 가졌습니다. 이번 경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으로 포메이션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동안 줄곧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 왔고, 23년 9월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여 1 대 0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예상 밖의 3-4-2-1 전술을 꺼내 들었습니다. 전술적인 비판을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수비를 스리백으로 구성하면서 정승현, 김민재, 김영권을 선발했고, 설영우와 김태환을 좌우 윙백, 가운데는 이재성과 황인범 그리고 공격진은 손흥민, 이강인 그리고 정우영을 배치했습니다. 조별 예선에서 부진하던 조규성을 빼고 손흥민을 소속팀인 토트넘에서처럼 톱으로 기용한 것이 눈에 띕니다.
풋몹 기준 최고 평점을 받은 선수는 김민재와 설영우 선수였습니다. 김민재는 수비에서 클래스를 유감없이 보여줬고, 설영우 선수 역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재성과 정우영 선수는 낮은 평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카타르 아시안컵 첫 경기 리뷰에서 저는 이재성이 핵심 플레이어라고 썼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계속 투박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 것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입니다.
2.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전반전 리뷰
그동안 포백을 사용하다 스리백으로 바꾼 것 치고는 수비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리백 사용 시, 양쪽 윙백의 역할들이 상당히 중요한데 윙백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공격 전개에 있어서 다소 답답했던 전반전이었습니다. 조규성이 없는 손흥민이 톱을 보는 상황에 소위 뻥 축구를 하는 상황이 자주 나와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좌우 윙백을 활용해 공격 지역에서 숫자를 늘리며 공간을 장악해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강인 선수도 이미 분석이 다 됐는지 번뜩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김태환의 롱패스를 이어받아 쇄도하여 슛하였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습니다. 롱패스를 받을 때 퍼스트 터치도 조금 아쉬웠고 골 결정력이 정말 뛰어난 손흥민 선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공이 갔습니다. 원래 손흥민이라면 이런 장면은 놓치질 않는데 전반 가장 아쉬웠던 장면이었습니다.
전반 40분 대위기가 찾아왔었습니다. 사우디의 코너킥 상황, 상대 선수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했고 이어서 다시 한번 사우디 선수의 헤더가 또 크로스바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흘러나온 공을 연이어 사우디 선수의 헤더, 조현우와 김민재의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겨우 실점을 모면했습니다. 전반전 가장 위협적인 상황이었고 정말 운 좋게 실점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전반에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후반전 리뷰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사우디의 라디프 선수에게 첫 골을 내주었습니다. 상대의 의도치 않은 굴절로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운이 따랐지만, 어찌 됐든 만치니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경기가 안 풀리자 클린스만 감독은 정우영, 이재성과 정승현을 황희찬, 조규성과 박용우로 교체하며 분위기 변화를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교체 카드가 어느 정도 먹히 시작했습니다. 황희찬은 왼쪽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돌파하기 시작했고, 우측에서 김태환이 크로스를 올리며 살아나면서 조규성과 손흥민에게 기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내내 경기를 지배하며 골대를 두들겼지만 골 운이 따라주지 않아 조급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후반전 추가시간 9분에 마침내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습니다. 그동안 부진하던 조규성 선수의 머리에서 골이 나왔습니다. 김태환이 왼발로 크로스를 올린 것을 설영우가 헤딩으로 가운데에 있는 조규성에 연결했고,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는 조규성이 극장 헤더 골을 넣었습니다. 패색이 짙던 대한민국을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귀중한 골이었습니다. 마음고생 심했을 조규성 선수의 포효에 소리를 안 지를 수가 없었습니다.
4.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연장전 및 승부차기 리뷰
후반 흐름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 연장전도 주도하였습니다. 쉴 새 없이 사우디 골문을 노렸지만, 키퍼의 선방 또는 결정력의 문제를 보이며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사우디 골키퍼가 공을 처리하러 슬라이딩을하면서 조규성 선수에게 공을 흘렸는데 키퍼가 없는 골문이 비어있는 이 황금 같은 찬스를 조규성 선수가 슛을 때리지 않고 옆에 있는 우리 선수에게 패스를 한 장면이었습니다. 더구나 이어지는 손흥민의 슈팅 장면에서 오히려 슛을 방해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날려버렸습니다. 이전 조규성이 슛하는 장면에서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어주지 않아 손흥민 선수가 화를 내면 장면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조규성 선수의 뇌리에 그런 것이 있었는지 스트라이커로서 이해할 수가 없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승부차기로 넘어가서 '빛'현우의 두 번의 눈부신 선방으로 어렵게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5.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전 총평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였습니다. 새로운 포메이션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주효하지 못했고 다시 4-4-2로 돌아가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였습니다. 왜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후반 막판이 되어서야 공격을 퍼붓고 힘겹게 이겨야 하는지 정말 답답할 노릇입니다. 다행히 카드 트러블이 없이 넘어 갔습니다. 그러나 로테이션 없이 조별 예선을 거쳐 16강을 연장까지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8강에서 그리고 이긴다면 4강에서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을 선수 선발을 하면서 정작 필요한 곳에 선수를 뽑지 않고 불필요한 포지션에 과도하게 뽑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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