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1. 15:59ㆍ뚜잉이의 축구 주저리
1.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선발 명단 및 평점
한국 시각 2월 3일 0시 30분, 카타르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호주의 카타르 아시안컵 8강 경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 혈투에 이어서 또다시 호주와 연장 승부를 펼쳤습니다. 다행히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고, 연장전에 승부를 지으면서 대한민국이 최종 스코어 2 대 1로 승리했습니다. 사우디에서 깜짝 스리백을 사용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기존의 포메이션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선발 라인업에서의 큰 변화는 역시 없었습니다. 다만, 16강에서 조규성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았으나, 사우디전에 조규성의 그동안 부진을 씻어주는 극적인 헤더 골 그리고 호주의 피지컬적인 부분을 고려한 듯, 이번 8강 호주전에 조규성을 다시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황희찬 선수가 드디어 선발 복귀를 하면서, 그동안 선발로 나왔던 이재성 선수가 벤치에 앉았습니다.
풋몹 기준 최고 평점 8.6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연 손흥민 선수였습니다. 가장 활발하고 수준 높은 개인 능력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연장전에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며 mom 받을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오랜만에 선발로 복귀한 황희찬 선수도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1득점을 하며 준수한 평점을 받았습니다. 대회 경기가 거듭될수록 설영우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풋몹 기준 8.2점으로 팀 내 2위를 차지했고 전반적으로 고평점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반면, 조규성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폼이 정말 안 좋습니다. 사우디전 극장 골을 만들어낸 것을 빼면 대회 내내 유효 슈팅조차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역시나 팀 내 최저 평점을 받으며 이른 시간 교체됐습니다. 김태환 선수도 체력적인 부분의 문제인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였습니다.
2.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전반전 리뷰
전반은 우리가 볼 점유의 우위를 가져가며 경기했습니다. 호주가 선수비 후역습 형태의 전술을 준비하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신장의 우위가 있는 호주가 공중볼 경합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측면에서 우리에게 크로스를 허용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역습 상황에서 강한 피지컬과 기술을 가진 선수들이 골을 결정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밀집된 호주의 수비를 뚫어내기가 어려웠던 전반전이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반대쪽 오버래핑하는 설영우를 보고 이강인 선수가 기가 막힌 전진 롱패스를 뿌렸고, 설영우가 중앙에 있던 황희찬에게 연결하여 골문을 갈랐던 장면입니다. 이강인 선수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우리 국가대표팀의 대표적인 패턴 플레이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설영우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오프사이드 라인을 넘어갔기 때문에 골 취소가 됐습니다.
선제골은 전반 41분 호주의 굿윈 선수가 왼발로 꽂아 넣었습니다. 사실 이 골도 우리의 실수로 인해 먹혔습니다. 황인범 선수의 위험 지역에서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인해 실점하였습니다. 조별 예선에서도 같은 실수가 있었는데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가 골 넣을 때는 참 어렵게 넣고, 먹힐 때는 상대가 잘해서라기보다 우리가 잘못하고 실수해서 먹히는 골들이 많은 것을 보면 축구 팬으로서 울화통이 안 터질 수가 없습니다.
3.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후반전 리뷰
후반 7분, 여지없이 후반 시작 초반에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항상 이렇게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호주 우측 사이드 후방 지역에서 반대편으로 긴 전환 패스가 성공하며 곧바로 얼리 크로스가 올라왔고, 헤딩하는 호주 선수를 아무도 마크하지 못했고 프리 헤더를 내줬습니다. 다행히 조현우 선수의 선방, 흘러나온 볼을 재차 몸으로 막아냈고 다시 흘러나온 볼을 호주 선수가 골대 위로 날리는 실축을 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후반전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순간이었고, 이것은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이었습니다.
후반 25분, 아무런 활약이 없었던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 선수가 교체로 들어왔습니다. 조규성이 나간 후부터 그래도 볼이 전방에서 돌기 시작했지만, 측면에서 돌파에 이은 크로스 상황만 주로 나오다 보니 호주 수비에 번번이 막혔습니다. 동점 골을 넣기 위한 집념이 결국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옵니다. 손흥민 선수가 결국 본인 개인 능력으로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파울을 얻어 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당연히 페널티킥을 찰 것으로 예상했으나, 황희찬 선수가 키커로 나섰습니다. 솔직히 황희찬 선수가 볼을 잡고 놓을 때 개인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마치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습니다. 이렇게 16강에 이어 다시 한번 극적인 생명 연장을 하며 연장전으로 갑니다.
4.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연장전 리뷰
16강 사우디와 비슷한 모양새로 시종일관 우리가 밀어붙였습니다. 초반부터 두들기던 우리나라의 역전 골이 비교적 빨리 터졌습니다. 황희찬 선수가 개인 돌파로 상대 페널티 박스 밖에서 파울을 얻어냈습니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주장, 손흥민 선수가 환상적인 프리킥을 꽂아 넣었습니다. 상대 수비벽을 살짝 넘겨 강하게 떨어지는 슛은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손흥민의 이 골은 지지난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 호주에게 패배한 것에 대한 복수의 골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호주의 에이든 오닐 선수는 무리한 태클로 퇴장을 당하며 승리는 대한민국으로 기울어졌고, 지지난 아시안컵 결승에서의 패배를 제대로 갚아주었습니다.
5.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총평
경기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사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굉장히 걱정되는 경기였습니다. 조별 예선부터 로테이션 없이 경기를 치렀고, 16강전부터 120분 혈투를 펼쳤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사우디 경기를 마친 후 회복 시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호주는 우리보다 이틀을 더 쉰 나흘을 쉬고 체력적으로 완벽히 회복하고 경기에 나왔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연장까지 가는 승부를 펼쳐 승리를 따낸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정신력과 체력에 박수를 우선 보냅니다. 다만, 두 번 연속 연장을 치른 상태에서 4강전은 이야기가 또 다릅니다. 다음 경기는 분명 후반부터 체력적인 문제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교체 타이밍과 전술이 정말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민재 선수가 불필요하게 옐로카드를 받는 장면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8강까지는 경고 누적이 살아있는 상황인데, 지고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위를 하여 카드를 받아 팀의 핵심 중의 핵심인 김민재 선수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손실입니다. 다음 4강전에서 김민재 선수의 공백을 잘 메워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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